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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배우 김명민의 연기가 빛나는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를 보면 김명민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배우 김영애의 차가운 표정 연기이다. 얼굴엔 억지미소나마 엷게 떠올리고 있지만 단단하게 마주 포개잡은 두 손은 자신이 이룬 왕국 내 사람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불가촉천민으로 여기는 듯 혹시나 누구와 손끝이라도 닿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이 몹시도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대해제철 회장인 그녀는 바로 그녀 자신이 억울하게 사형수로 누명을 씌워서 교도로소 보낸 택시기사 순태의 딸 여주가 아버지의 무죄를 하소연하면서 다가오자 벌레라도 닿는 듯 뒷걸음질치고 다가오던 소녀가 발을 헛디뎌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져도 결코 바라보지도 않는다. 바라보기는 커녕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좀 치워줘요 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그들 눈엔 자신이 패밀리가 아닌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그냥 물건으로 보이는가 보다.


인천을 지배하는 대기업 대해제철의 실세 '사모님"이시다. 한때는 모범경찰이였지만 함정에 빠져서 옷을 벗고 지금은 '신이 내린 브로커'로 날아다니는 필재(김명민)가 싸워야 할 강적이다. 지독하면서 차갑고 독해 보이는 그 모습은 얼음나라의 왕녀를 닮은 것 같다. 이 얼음왕녀의 차디찬 손길이 닿는 것은 모두 얼음으로 변해버릴 정도이다.




외부적으로는 솔선수범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모님 행세를 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 의 배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대기업이 실세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손은 결코 더럽히지 않는다.

권종관 감독은 2002년 영남제분 여대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를 만든것이라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못해도 딸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가득해서 딸을 위해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오는 택시기사 김상호다. 바로 이날 대해제철의 며느리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딸이 보는 앞에서 체포되어 사형수로 감금이 된다. 그는 그 따뜻한 손으로 자신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편지를 쓰고 그 편지가 김명민의 따뜻한 손에 도착을 한다. 그리고 김상호와 김명민의 따뜻한 손과 김영애의 차가운 손이 맞서 팽팽하게 벌인 대결은 결국 따뜻한 손의 승리로 끝나 김상호는 무사히 교도소에서 풀려나온다.



따뜻한 손이 있는가 하면 차가운 손이 있고 붙잡아주고 안아주는 손이 있는가 하면 떨쳐내고 밀어버리는 손이 있다. 옛말에 손이 차가우면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이 있지만,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한다. 따뜻한 물체를 만지고 나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너그러워져서 더 다정하게 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암흑적인 존재는 갑들 곁에 빌붙어 살면서 갑들이 갑질을 해댈 수 있도록 행동을 해주는 박소장(김뢰하) 같은 사람들이다. 때로는 갑들이 설치는 꼴보다 갑도 아닌 주제에 갑들에게 굽실되면서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을들을 더 앞서서 괴롭히는 이들이 더 얄미울 때가 많이 있다. 그들은 그런 족속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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